┎thought 558

좋은 사람, 싫은 사람

다짐 좋은 사람은 이름과 같은 글자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 사람은 문득 떠오르면 저절로 그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된다. 문득 싫은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조금은 좋아질 것 같다. 마음이 생기면 바로 행동이 뛰다르게 하는 힘을 좋은 사람은 가졌다. 마음이 생겼지만 행동이 나올 때까지 또 힘을 써야하는 게 싫은 사람이다. 그리고 마음도 행동도 모두 내 것이다.

┎thought 2021.01.21

인간관계 신뢰를 깨는 방법

새해 첫 출근날부터 인간에 대한 마음을 조각하나 남기지 않고 와장창 깨버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일하는 곳은 센터장이 지난 연말까지 임기를 다하고, 자리의 특성상 공개임용이라는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물론 전 센터장이 재임할 수 있어 공개임용에 응모한 상황이었다. 12월 31일에 나는 반차를 쓰고 오후 2시에 이른 퇴근을 했다.사람들과 한 해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 본관 사무실을 갔는데 분위기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 종무식도 없이 끝나는 날이고, 더러는 이미 휴가를 내서 나오지 않았고, 연간 사업 마무리는 다들 끝나 있는 상황이라서 어쩌면 조금은 소란스럽고 들떠 있는 분위기를 상상했던 나는 '뭐지?'하며 괜히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저쪽에 앉은 동료가 뭐라고 싸인을 주기는 하는..

┎thought 2021.01.20

고장 많은 엄마의 컴퓨터

우리 엄마의 컴퓨터는 L사의 일체형이다. 모니터는 터치스크린이고, 무선키보드와 마우스까지 하얀색으로 아주 깔끔하고 단촐하다. 한 달에 서너 번 은행거래를 할 때만 켜지던 컴퓨터는 켤 때마다 시스템이나 백신프로그램이나 특정 사이트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그래서 어떤 날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전에 몇번씩이나 컴퓨터가 재부팅이 되어야하고, 또 어떤 날을 끄고 싶은데 꺼지지가 않다가, 며칠 후에 또 사용하려고 켜 보면 아직도 업데이트가 안 끝났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자기 컴퓨터에 불만이 많다. 요즘에는 컴퓨터를 배우시다보니 과제가 있어서 하루에 한 번씩을 컴퓨터를 사용하시는데 어쨌든 그래서 내가 엄마한테 하루에 한두번은 불려간다. 마우스가 없거나 글자가 써지지 않거나가 대부분의 경우인데, 예..

┎thought 2020.09.01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정말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모임이 코로나19 때문에 다섯 번이나 취소됐다. 처음 약속을 취소했을 때는 정말이지 곧 다시 약속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다시 한 달쯤 뒤로 날짜를 잡았지만 그때쯤 안정을 찾아가던 이 질병은 특정지역에서 많은 사람에게 무자비로 확산이 됐다. 세 번째, 네 번째, 마지막 다섯 번째에도 우리가 만나기로 한 즈음에는 언제가 뭔가 안정기에 들어가는 듯 보였다가 다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런 동안에도 재택근무 한 번 없이 매일 출퇴근을 하는 나는 불안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이런 상황에서도 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친구도 만나지 않고 영화도 보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고 외식도 하지 않고 내가 코로나19..

┎thought 2020.08.10

비가 좋아서, 그만

비 오는 것을 왜 좋아하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우산이 나의 안전망이었던 걸 보면 아마도 내 우산을 갖게 되었을 때였지 싶기도 하다. 이제 나는 우산이 있는 사람이고, 비가 와도 걱정이 없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정말 그때는 왜 사람 숫자대로 우산이 있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건 비를 맞으면서 자는 것이다. 최근에 비가 많이 오기는 했지만 들이치는 비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폭우처럼 쏟아져 창문을 열어두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지난 밤 오랜만에 창문을 열어둔 채 잠이 들었다. 밤새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오랜만에 단잠을 잤는데 새벽에 엄마가 난리가 났다. - 네 방만 창문을 안 닫았잖아. 물이 이렇게 고였는데 어쩌면 좋냐 엄마는 걱정이 한 가득한 목소리로 걸레질을 하기 시작하셨는데..

┎thought 2020.08.06

할머니의 귀걸이

횡단보도 앞에 두어 달에 한 번씩 액세서리 좌판을 펴는 노부부가 있다. 대체로 푸른빛이 도는 자개 같아 보이는 재료로 만든 귀걸이, 팔찌, 목걸이, 브로치 같은 것들이다. 일단 나는 푸른 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지고 있는 옷이든 액세서리든, 어떤 물건도 거의 없는데 이상하게도 그 노부부의 물건들에는 눈이 갔다. 그래서 두어번인가 귀걸이도 사고, 끼지 않을 줄 알면서도 반지도 사고, 브로치도 샀다. 특히 야자수 나무 여러 그루가 달려 있어서 길게 늘어지는 귀걸이는 한창 길게 늘어지는 귀걸이가 하고 싶을 때 사서 지난여름 내내 잘하고 다녔다. 어깨에 살짝 닿을 듯 말듯해서 짧게 머리를 자르고 옷을 단순하게 입어도 엄청 꾸민듯한 느낌을 줬다. 밝은 파랑이 아니라 군청 빛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thought 2020.07.15

그곳에서도 행복해요

당신의 바뀐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지금의 삶에 잘 적응하고 있구나'하는 안도가 들기도 했고, 그곳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사진 한 장으로 궁금함을 대신할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마음은 우리에게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너무 빨리 이런 사진을 봤다면 '벌써 그곳에 적응을 한 건가?' 하면서 씁쓸하고 서운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곳에 적응'이 아니라 '나를 잊었나' 하는 것이 속마음이었겠지요. 변하는 것이 문제인가, 변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가로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친했던 벗이 어느 날엔가 척을 지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상대가 변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상대가 너무 변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나이를 먹으면, 세상이 바뀌면, 그러면 ..

┎thought 2020.05.06

매력발산 실수투성이

- 1 - 월요일 저녁에는 심리검사 해석 약속이 있었다. - 7시 45분에 만나요 라는 연락을 받고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퇴근 시간이 됐지만 당직 선생님 옆에 앉아 노닥거리며 애매한 시간을 메꿨다. 시간을 계산해 출발을 하면서 '왜 시간만 말을 하고 장소를 말을 안 했지, 지난번 본 곳일까?' 하며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 7시에 45st에서 만나요 라고 쓰여 있었다. '헉! 이게 무슨 일이야. 어쩜 좋아!' 급히 전화를 걸었다. - 어떡해, 어떡해. 미안해. 나 7시 45분에 만나자는 줄 알고 방금에서야 출발했어 다행히 상대방이 이해를 해 줬지만, 세상에나 이럴 수가. 안 그래도 당직 샘이 '45분? 진짜 애매한 시간이다.'라고까지 이야기했는데 흘려 들었다. - 2 - 화요일, 모처럼 일..

┎thought 2020.04.22

드라마 속 여주인공

나는 한 때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사실 누구나 자신이 인생에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나? 그렇지만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엔 살아도 살아도 시련만 있지, 결국엔 조연의 조연쯤이나 될까말까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나에게도 역시나 그걸 알게 된 순간이 있었다. 해서 드라마 속 여인공들을 분석해 봤는데 1. 일단 가난하다. 그거야 뭐... 자격이 되기 충분하다. 그래서 여지껏 당연히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2. 베프가 있다. 완전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며 뭘 해도 믿어주는 오래된 진짜 친구.... 이건 없다. 3. 악역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 4. 실장님 내지는 재벌이랑 자주 마주친다. 5. 구멍이 많다. 잠깐 몇 가지만 생각해봐도 나랑은 안 맞는 것 ..

┎thought 2020.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