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엄마는 언제나 집에 없었다. 밖이 아주 캄캄하게 변한 다음에서야 집에 오셨다. 집에 온 엄마의 모습도 기억이 없다. 엄마의 짜증나던 목소리, 지친 표정만 흐릿하게 떠오른다. 아빠가 다친 이후로 처음에 엄마는 이것저것 장사를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는 건 호떡장사를 하실 때뿐이다. 아주아주 늦은 밤에야 엄마는 돌아왔는데, 그때마다 팔다 남거나, 만들다가 망친 호떡을 가지고 오셨다. 달고 만난 호떡이 먹고 싶어서 늦은 밤이 될 때까지도 잠을 자지 않고 엄마를 기다렸다. 나의 기다림과는 무관하게 엄마는 아마도 장사가 잘 되지 않고, 만들다가 망쳐 버리는 것도 많아서 남는게 없으니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일요일이면 마당에 아주아주 커다란 빨간색 고무다라 가득 물을 받아 놓고 빨래도 하고 목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