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육교와 고가도로가 정말 많았다. 지금 교차로가 있는 곳에 지하도가 없다면 아마도 대부분은 과거에 육교가 있었을 것이다. 길을 건너려면 당연히 육교를 오르내려야만 가능했던 시절이 있다. 사회에 순응적이지 않았던 나는 그것이 몹시 불만이었다. '아니, 왜 사람이 오르내려야 하냐고? 바퀴있는 차가 올라가든, 내려가면 더 쉬울 것 아냐!' 라고 주장했지만, 혼잣말이거나 같이 걷는 누군가에게 하는 하소연 정도로만 표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 2년 차가되었을 때 회사는 청계고가도로의 시작 지점인 삼일고가 바로 건너편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갈 때에도 고가 아래 어둑어둑한 횡단보도를 건너야 종로로 나올 수 있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탈 때에도 고가 아래를 건너야했다. 나는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