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리정돈이 잘 안되는 사람이다. 장거리 여행을 할때 여행가방을 싸면 아무리 최소한의 짐을 챙겨도 가방이 닫히지 않았다. 가방에 올라타고 다른 누군가의 힘을 발려서야 겨우 닫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내력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였다. 언제나 내 가방은 곧 터질듯 빵빵했고 무거웠다. 그러다가 서서히 지퍼가 맞물리는 부분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가방 무게로 언제나 어깨가 아팠는데 어쩌면 그 무게에 눌려서 키가 안 자랐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은 - 네 가방 불쌍해. 주인 잘 못 만나서 고생이 많아. 했다. 하루는 '대체 뭐가 들었길래 그런지 궁금하다'는 친구들과 둘러앉아서 가방 속 물건을 점검했다. 친구 한 명도 자신의 가방 속 물건들을 꺼내며 비교해 봤다. 교과서, 노트, 영어사전, 필통 그리고는 휴지,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