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45

내가 진짜로 원한 것

지난 해에 내가 했던 일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일은 이러저러한 사정 상 한달에 일주일은 점심을 먹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올해 업무 분장이 새롭게 되면서 이제 그 일은 하지 않게 되었는데 대신에 한달이 2주간은 야근을 해야 하는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정시 퇴근이 삶의 중요한 모토라고 주장하면서 살아온 나에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는 그 일이 내게 올 거라고 예상했었고, 그 일로 만나는 청소년들을 내가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그닥 나쁜 느낌은 없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약속을 잡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특히나 갑작스럽게 생기는 번개 모임 같은 것은 번번히 거절해야 할 수 있다니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속상하다. 그래서 정..

┠another 2021.02.05

언제나 너의 전화는 OK!

전화거는 걸 싫어했던, 사실은 어려워 한 거였다. 지금도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전화를 걸면 - 통화 괜찮으세요? 하고 언제나 상대방의 사정을 물었다. 어느 날 어떤 분이 말씀하셨다. - 넌 꼭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괜찮으니까 말 해. 괜찮으니까 받은거야. 고마웠다. '아, 나 이 사람한테 전화할 때는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구나.' 안심이 되었다. 삐삐는 일방적으로 자기가 할만한 하고 끊으면 되는 거고, 또 그걸 확인한다고 해서 바로 답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핸드폰은 달랐다. 어느날 누구에게 전화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 미안, 내가 나중에 할께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는 않는 전화기를 들고서 나는 많이 민망하고 부끄러웠던 것 같다. 그때부터 전화를 걸지 않게 됐다고 사람들한..

┠another 2021.02.02

구멍이 있어서 대단해

욕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장이 하나 있는데 거기는 다양한 욕실용품들은 보관하고 있다. 타월, 샴푸, 비누, 칫솔, 치약 등등 그런데 이 장이 조명을 등지고 있고 욕실 문이 열리면 장을 막고 있다 보니 어디에서도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물건을 찾으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언젠가부터 장 위쪽으로 조명을 하다 더 달아야겠다고 이야기를 해 왔지만, 그 조명을 하다 설치하자고 사람을 부르기도 뭐 하고 그래서 불편한대로 살아왔다. 최근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붙여서 쓰는 조명이 있다길래 뭔가 하면서 찾아봤다. 크기며 밝기가 기록되어 있기는 한데, 그게 얼마큼 밝은 건지도 모르겠고, 장이 있다는 것만 알지,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라서 고민을 하다가 그냥 중간 정도 크기의 조명을 구입했다. 마침 건전지도 함께 팔길..

┠another 202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