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나를 예뻐해 주셨다. 지금은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쉬는 시간이면 뭔가 나에게 심부름을 종종시키셨고 쪽지 시험을 본 날이면 방과후에 빨간색연필로 함께 채점을 할 사람을 몇몇 남기셨는데 그 중에는 나도 포함이 되었다. 나에게는 선생님께 신뢰를 받는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심부름을 하러 가려고하면 절대 비켜주지 않는 짝을 보면서도 화가 나지 않았다. 괴롭힘이 아니라 부러움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당연히 나의 가정형편을 잘 알고 계셨으니까 그래서 어쩌면 측은지심이었거나 기특하게 여기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하루는 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후원이 들어와서(더 자세한 설명을 하셨지만 지금은 긴시간이라는 것밖에는 기억이 안난다) 옷을 줄거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