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으아악~"
책상 모서리에 찍히면서 나온 짧은 비명은 다리에 시꺼먼 상처를 남기고
며칠을 절뚝이고
피를 뽑아야 낫는다는 엄마를 시선을 피하며 낑낑대던 날들이 지나고
상처가 아물 즈음된 어느날
어~ㅁ~마~아~~~~~~~
쿵쿵쿵
흑흑
계단에서 꼬꾸라지면서 그래도 구르지는 않겠다며 난간을 잡고 늘어진 탓에
팔에 멍들고 긁히고,
용케도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줘야지 되는데...'
-여보세요?
-흐흐흐 ^^ 모야? 그럼 이만 끊어.
순간
할 말을 잃었다가
화가 나다가
서러워졌다.
-남은 계단에서 굴렀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끊어!
상처보다 더 아픈 웃음소리 때문에 그만....
엉엉엉
아무튼,
그런 순간에 조차도 놓치지 않았던 핸드폰을
와장창 떨어뜨려서 자꾸만 속이 보이려고 한다.
-엄마, 나 핸드폰 바꾸기로 결심했어.
-그래.. 내가 옛날부터 돈준다고 바꾸라니깐
-아냐. 암튼 이참에 바꿀거야.
다음날 저녁에 엄마가 슬그머니 봉투하나를 들고 방에 오신다.
-응? 왜? 봉투 써야 돼?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아냐... 이거 아빠가 너 핸드폰 사라고 줬어. 40만원.
뜨~아~악~~~~~~~
짠돌이 아빠가 왠일이실까?
이럴 줄 알았으면 아빠 핸드폰 더 좋은 걸루 바꿔줄껄.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기분
그나저나 계단에서 구를때 꺽인 손가락이 비만 오면 쑤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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