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넘어짐은 상처를 남기고...

약간의 거리 2004. 4. 28. 13:55

쿵~

"으아악~"

 

책상 모서리에 찍히면서 나온 짧은 비명은 다리에 시꺼먼 상처를 남기고

며칠을 절뚝이고

피를 뽑아야 낫는다는 엄마를 시선을 피하며 낑낑대던 날들이 지나고

상처가 아물 즈음된 어느날

 

 

어~ㅁ~마~아~~~~~~~

쿵쿵쿵

 

흑흑

 

계단에서 꼬꾸라지면서 그래도 구르지는 않겠다며 난간을 잡고 늘어진 탓에

팔에 멍들고 긁히고,

용케도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줘야지 되는데...'

 

-여보세요?

-흐흐흐 ^^ 모야? 그럼 이만 끊어.

 

순간

 

할 말을 잃었다가

 

화가 나다가

 

서러워졌다.

 

-남은 계단에서 굴렀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끊어!

 

 

 

상처보다 더 아픈 웃음소리 때문에 그만....

 

엉엉엉

 

 

 

아무튼,

그런 순간에 조차도 놓치지 않았던 핸드폰을

 

와장창 떨어뜨려서 자꾸만 속이 보이려고 한다.

 

-엄마, 나 핸드폰 바꾸기로 결심했어.

-그래.. 내가 옛날부터 돈준다고 바꾸라니깐

-아냐. 암튼 이참에 바꿀거야.

 

 

다음날 저녁에 엄마가 슬그머니 봉투하나를 들고 방에 오신다.

 

-응? 왜? 봉투 써야 돼?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아냐... 이거 아빠가 너 핸드폰 사라고 줬어. 40만원.

 

뜨~아~악~~~~~~~

 

짠돌이 아빠가 왠일이실까?

 

이럴 줄 알았으면 아빠 핸드폰 더 좋은 걸루 바꿔줄껄.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기분

 

 

 

그나저나 계단에서 구를때 꺽인 손가락이 비만 오면 쑤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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