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안 먹지만
커피는 잘 먹고,
녹차는 싫어하지만
홍차는 좋아하고,
단것은 별루지만
밀크티의 달콤함에는 스르르 녹는 나.
그는 다즐링을 좋아하고, 나는 얼글레이를 좋아하고
茶는 뭐니뭐니 해도 다즐링이라고 우기는 그의 옆에서 언제나 꿋꿋하게 얼그레이를 주문하는 나.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다즐링을 먹는다.
오늘도 나는
비가 오는 삼청동에서
초록빛의 산이 빗물에 젖는 것을 보며
크라이슬러의 익숙한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여린 촛불에 데워지는 다즐링을 마신다.
아~ 맛있다.
그는 없지만
다즐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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