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날씨

그와 그녀 6

약간의 거리 2004. 4. 6. 00:14

 

그녀는 독특한 목소리.

그리고 그녀만의 냄새가 있다.

 

처음 내가 냄새라고 말했을 때 깜짝 놀라던 표정.

-무슨 냄새?

-아기 냄새요.

-아기 냄새...

 

아기냄새라는 말에 한숨을 놓는 듯 하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녀를 찾았었다.

 

처음 대학에 들어오던 날

처음 마신 소주에 속이 부대껴 아무도 몰래 혼자 나가 술집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어떤 여자가 와서는 등을 두드려줬다.

-너 술 처음 마셨니?

-소주는요.

-그럼 조금만 먹지 그랬어.

 

그날 이후 나는 목소리만 가지고 그녀를 찾았다.

처음엔 그녀와 늘 함께 다니는 친구인줄 알았다.

가느다랗고

약간은 높은 톤의 목소리.

그녀에게서 나는 아기냄새 만큼이나 아기같은 말투.

 

-그때... 내 등 두드려 준 사람이죠?

-어? 어... 그게 너였어? 난줄 어떻게 알았어? 언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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