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있다.
많이는 아닌데 추적추적 내리는 모습이... 좀... 우울하다.
그리고 오늘은 그 아이도 이상하다.
원래 말수가 적기는 하지만 유난히 조용하고,...
에이,
아무튼 오늘은 이상 야리꾸리한 날이다.
날씨도, 기분도.
일찌감치 집에 간다고 버스를 탔는데
웬일로 바래다 준다고 한다. 중간에 갈아타겠다고 하면서.
후후^^ 우리가 첨으로 같이 차를 타를 거다.
괜히 설레고 기분이 좋았는데...
이게 뭐람?!
나는 그 아이의 뒷통수만 바라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앞에 앉을 껄. 그럼 나는 옆으로 앉아서 쉼없이 재잘거려줄텐데...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
-오늘 왜 우울해?
-비가 와서요.
그래, 오늘은 모든게 이상하다.
내내 조용했던 것도.
느닷없이 바래다 준다는 것도.
그래 놓고선 저렇게 등 돌리고 앉아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도.
애써 말 시켜도 눈 한번 맞춰주지 않는 것도.
갑자기 비가 싫어진다.
내일은 날이 맑았으면 좋겠다. 비 때문에 우울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