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네.
점심 같이 먹어주려면 더 서둘렀어야 하는데
엄마가 요즘 왜 이렇게 아침 일찍 나가냐며 도둑질 하러 다니냐길래
"대낮에 도둑질하는 사람도 있어" 했더니 웃는다.
오늘은 어디 앉아 있는 거지.
벌써 도서실을 몇 바퀴 돌았는데 눈에 띄질 않는다.
자리를 비운 건가?
-어디 있어요?
삐삐
-통로 쪽... 내가 출입문 보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
헤매다 괜히 다른 녀석들만 만나게 됐다.
여기 끌려 왔으니 오늘 누나랑 만나긴 다 틀렸네.
기다릴텐데 연락도 못하고.
점심 먹고,
당구도 한 게임 치고,
생전 공부도 안하는 녀석들이 왜 도서관 앞에 터를 잡는 거야.
수업시간이 다 됐다.
그녀가 나온다.
나를 흘끔 보고는 가버린다.
화가 난 걸까?
에이, 뭐. 만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