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날씨

그와 그녀 2

약간의 거리 2004. 3. 11. 10:27

 

늦었네.

점심 같이 먹어주려면 더 서둘렀어야 하는데

 

엄마가 요즘 왜 이렇게 아침 일찍 나가냐며 도둑질 하러 다니냐길래

"대낮에 도둑질하는 사람도 있어" 했더니 웃는다.

 

오늘은 어디 앉아 있는 거지.

벌써 도서실을 몇 바퀴 돌았는데 눈에 띄질 않는다.

자리를 비운 건가?

 

-어디 있어요?

 

삐삐

-통로 쪽... 내가 출입문 보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

 

헤매다 괜히 다른 녀석들만 만나게 됐다.

여기 끌려 왔으니 오늘 누나랑 만나긴 다 틀렸네.

기다릴텐데 연락도 못하고.

 

점심 먹고,

당구도 한 게임 치고,

생전 공부도 안하는 녀석들이 왜 도서관 앞에 터를 잡는 거야.

 

수업시간이 다 됐다.

그녀가 나온다.

나를 흘끔 보고는 가버린다.

화가 난 걸까?

 

에이, 뭐. 만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그 남자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와 그녀 6  (0) 2004.04.06
그와 그녀 5  (0) 2004.03.17
그와 그녀 4  (0) 2004.03.12
그와 그녀 3  (0) 2004.03.12
그와 그녀 1  (0) 200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