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날씨

그와 그녀 8

약간의 거리 2004. 6. 10. 09:33

 

둔한 걸까?

아니... 내가 이상한 거지.

 

 

그녀는 이 학교 학생이라고 하기에는 학교 안에 모르는게 너무 많다.

후문으로 나가면 이어져 있는 공원도 모른다고 하고

정자도 안 가봤다고 하고

대체 2년 동안 뭘 한 건지

왠지 그녀에게 가이드를 해 줘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팍팍 솟는다.

그래서 오늘은 공원엘 갔다.

 

수업 때문에 안된다고는 했지만

내심 가고 싶어 하는게 아닌가... 했는데

막상 가보니 또 그게 아니다.

분위기 없게 새우깡이나 먹겠다고 우기고

비둘기를 '새'라고 했다면서 놀려대기만 한다.

그럼

비둘기가 '새'가 아니면 고양이란 말인가!

 

같이 조금 놀다보면 오후 수업쯤은 제껴 줄지 알았는데

어찌나 고집은 센지

괜히 택시비만 버렸다.

 

 

오늘은 모처럼 애들이랑 당구나 쳐야겠다.

저 녀석들 요즘 내가 술자리에 잘 끼지 않는다고

서서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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