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에서 평상을 좋아한다.
출구와 가까운 통로에서 출구 쪽에 등을 대고 앉는 걸 좋아한다.
밀폐된 공간이 싫지만 사람들이 드나드는 모습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들이 나를 쉽게 찾아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도서관 자리가 바뀌어 버렸다.
사람이 많지 않은 논문실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는 5층이고, 우리학교 도서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시험기간이 아닌 다음에야 논문을 찾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굳이 이곳까지 올라오는 사람이 없다.
그 녀석은 좁은 자기 방안에서만 공부가 된다고 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정신이 없다고.
혼자 있는게 좋다고 했다.
사람이 많은 시내를 돌아다니고 나면
머리속에 모기가 한 마리 날아다니는 것처럼 윙윙 소리가 나고 지친다고 했다.
나는 칸막이 도서관에서 파일로 벽을 한층 더 만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고,
그 녀석은 칸막이 도서관에서 굳이 파일로 벽을 한층 더 만드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