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바뀐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지금의 삶에 잘 적응하고 있구나'하는 안도가 들기도 했고,
그곳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사진 한 장으로 궁금함을 대신할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마음은 우리에게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너무 빨리 이런 사진을 봤다면 '벌써 그곳에 적응을 한 건가?' 하면서 씁쓸하고 서운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곳에 적응'이 아니라 '나를 잊었나' 하는 것이 속마음이었겠지요.
변하는 것이 문제인가, 변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가로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친했던 벗이 어느 날엔가 척을 지게 되었는데
한 사람은 상대가 변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상대가 너무 변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나이를 먹으면, 세상이 바뀌면, 그러면 맞춰서 달라져야 하는 건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은 한결같아야 하는 건가?
한때 엠씨더맥스라는 가수의 <행복하지 말아요>하는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면 항상 가슴이 아팠는데 무엇보다도
행복하지 마요, 행복하려면 사랑한 날 잊어야 하잖아
하는 가사 때문이었지요.
'벌써'라는 말은 아마도 이런 의미였을 겁니다. 벌써 나를 잊고....... 하는 의미.
이제 이 노랫말이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삶이 당신 안에 들어온다 해서 이전의 만남이 잊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고 쌓이면서 당신이 더 멋지고 좋은 사람으로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경험 안에 나와의 만남도 한몫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그곳에서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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