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도하지 않았지만 타인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거
남에게 피해 주기 싫고, 부탁하는 거 싫었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이 펼쳐질 때
어떻게든 혼자서 해보고 싶지만
때로는 부탁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피해가 되는 상황들.
그런 것들
너무나 싫어하는 것들이지만
물어보기 싫어서, 부탁하기 싫어서 차라리 혼자서 3일밤을 새고 마는 나이지만
그래봐야 소용없는, 그것이 오히려 주변에 불편을 끼치는 상황들이라서
결국엔 부탁의 말을 건넨다.
가끔씩은 나를 점검한다.
누군가에게 손내미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나?
도움이 도움인 걸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하나?
하지만 그런상황보다 견딜 수 없는 건
나의 존재 자체가 짐이 될 수도 있다는 현실.
어디서부터가 잘 못 된 걸까?
어디까지 되돌리면 수정해 볼 수 있을까?
나의 염려가 앞서가고 있는 건가?
그렇게 많고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오가는 동안
모든 일들은 나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자리를 잡아 간다......
2
듣기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
잠결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새벽3시 넘도록 이어지는 푸념을 들어준다.
누구의 어떤 질문에도 친절하게 반복해서 설명해준다.
187cm의 커다란 키. 기다란 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결코 성큼성큼 걷지 않는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조금 앞서질 때마다 "미안해요" 하는 말을 건넨다.
너무 늦게 뛰어야 하는 것이 훨씬 힘들지만 "나 평발이라서 잘 못 뛰어요"하며 절대 앞서 달리지 않는다.
그런 친구가 가끔 내게 말을 한다.
-나 사실 진짜 너무 피곤했거든, 근데 안 들어줄 수도 없고... 아~ 너무 힘들어.
-한 두번도 아니고, 한 두명도 아니고 이제 짜증 나려고 한다.
하지마, 잔다고 해, 너도 모른다고 해버려...... 그렇게 답해 줘 놓고
어느새 나도 그 친구를 붙잡고 끝도 없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같이 운동하자고 불러 놓고선 '나 달리는 거 싫어한다' 라고 한다.
근육만 쓰면 돼, 하면서 그 친구는 한 시간 내내 걷기만 한다.
이렇게 걸어봐야 근육 안 써지는 거 나 다 알고 있는데... 나 싫은데... 왜 이러지?
피해주는 행동을 습관처럼 해대는 거... 곤란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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