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성의 차이다, 이건.
너와 나는 다르고, 우리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너는 왜 나를 설득하지 않는 거야?
설득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다면 왜 포기도 하지 않는 거야?
이런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
나의 의견을 말하면 마치 무슨 잔소리라도 듣는 냥 시늉하고,
그래서 입을 다물면 저지르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용기 없음이.
네게 결코 나는 쉽게 포기할 만큼 만만한 상대로 보이지 않는 거다.
내가 그런 상대였다면 넌 못 알아 들은 척 슬그머니 네가 원하는 선택을 했을 거다.
만약에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럼 넌 바보다.
설득도 안하고, 포기도 안하고, 상대가 눈 감아 주는 상황에서 저지르는 것 조차도,
그렇게 아무것도 못한다는 건 겁쟁이 아니면 바보인 거니까.
싫다,
싫다,
사람들은 대체 왜
착한 것과 비겁한 것
착하게 보이고 싶은 것과 친절한 것을 착각하는 걸까?
어쨌거나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미 그걸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착한 건 싫다.
더 이상 그 혼돈을 이용해 먹거나
그 혼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곤해지고 싶지 않다.
현관 앞에 깔려있는 신문지를 보니 울컥 화가 치민다.
신문의 모양은 현관문에서 ㄱ 자 모양이다. 문 앞만 빼고 깔려 있다.
왜? 대체 왜?
어제 그제 눈이 왔다.
현관 앞은 대리석이다.
바닥에 눈이 잔뜩 뭍은 신발을 디디면 발이 미끄러진다.
그런데 왜 신문은 현관 앞에는 없는 거야?
문을 열고 발을 처음 내딛는 그 자리에 신문이 있어야 안 미끄러질 거 아니야?
나는 사람이 미끄러지는 게 싫은 거고
너는 카펫이 더러워지는 게 싫은 거다.
그래서 이건 중요성의 차이라는 거다.
차이를 좁히지 않고 한 달이 지났다.
어쩌면 너는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이제 곧 눈이 그칠 때를.
이제 곧 봄이 올 때를.
하지만 그때는 다시 비가 올 텐데
비가 오면…
아,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빗물에 젖어 찢어진 신문지가 나뒹구는 현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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