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가능성은 역시나, "밥정"에서 시작되었다.
여행을 처음 제안한 그와 알게 된건 내가 여기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러니 벌써 6개월이 됐고,
같은 class에서 수업을 듣는 것만도 3개월째다.
하지만 여전히 편하지 않은 관계다.
딱히 불편할 것도 없지만,
몇 안되는 한국인이라면 마땅히 친해질 법도 한데 여적 그러지 않았다.
그날은 나의 첫 classmate에게 식사를 한끼 대접하기로 한 날이었다.
오래 전부터 밥을 사주겠다고 했고만 그녀석은 그냥 밥을 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친한 동생의 집 - 마침 winter break 때 그 녀석이 머물러서 그 집 사람들 모두와도 안면이 있는 덕에- 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덤으로 우리는 두 명의 한국인 남학생을 초대했다. 물론 메인 초대자가 잘 아는 사람으로.
그 중에 그도 끼어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밥을 먹고 간 다음 날이었다.
아침 일찍 그에게 전화가 왔다.
-저기요... 혹시 시카고 안 가실래요?
-저야 가면 좋죠
-그럼 어제 같이 밥 먹은 친구들한테도 물어봐 주세요. 차도 렌트해야하고 호텔도 예약해야 하거든요. 누님이 호텔을 예약해 주실래요?
앗, 무려 6개월만에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호칭을 사용했다. 하하하
게다가 정말 밥정이 아니라면 이런 긴긴 여행의 나홀로 운전을 나서서 추진할 수가 있었을까?
밤 한끼의 친절은 내게 시카고 여행과 6개월만의 호칭을 선물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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