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투덜거림

약간의 거리 2009. 2. 24. 09:29

중요성의 차이다, 이건.

너와 나는 다르고, 우리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너는 왜 나를 설득하지 않는 거야?

설득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다면 왜 포기도 하지 않는 거야?

이런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

나의 의견을 말하면 마치 무슨 잔소리라도 듣는 냥 시늉하고,

그래서 입을 다물면 저지르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용기 없음이.

네게 결코 나는 쉽게 포기할 만큼 만만한 상대로 보이지 않는 거다.

내가 그런 상대였다면 넌 못 알아 들은 척 슬그머니 네가 원하는 선택을 했을 거다.

만약에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럼 넌 바보다.

설득도 안하고, 포기도 안하고, 상대가 눈 감아 주는 상황에서 저지르는 것 조차도,

그렇게 아무것도 못한다는 건 겁쟁이 아니면 바보인 거니까.

싫다,

싫다,

 

사람들은 대체 왜

착한 것과 비겁한 것

착하게 보이고 싶은 것과 친절한 것을 착각하는 걸까?

 

어쨌거나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미 그걸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착한 건 싫다.

더 이상 그 혼돈을 이용해 먹거나

그 혼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곤해지고 싶지 않다.

 

현관 앞에 깔려있는 신문지를 보니 울컥 화가 치민다.

신문의 모양은 현관문에서 ㄱ 자 모양이다. 문 앞만 빼고 깔려 있다.

? 대체 왜?

어제 그제 눈이 왔다.

현관 앞은 대리석이다.

바닥에 눈이 잔뜩 뭍은 신발을 디디면 발이 미끄러진다.

그런데 왜 신문은 현관 앞에는 없는 거야?

문을 열고 발을 처음 내딛는 그 자리에 신문이 있어야 안 미끄러질 거 아니야?

나는 사람이 미끄러지는 게 싫은 거고

너는 카펫이 더러워지는 게 싫은 거다.

그래서 이건 중요성의 차이라는 거다.

차이를 좁히지 않고 한 달이 지났다.

어쩌면 너는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이제 곧 눈이 그칠 때를.

이제 곧 봄이 올 때를.

 

하지만 그때는 다시 비가 올 텐데

비가 오면

,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빗물에 젖어 찢어진 신문지가 나뒹구는 현관이라니!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정  (0) 2009.03.28
time is the memory  (0) 2009.03.02
받는 것, 주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0) 2009.02.10
싫어하는 짓 하며 살기  (0) 2009.01.10
community kitchen  (0) 2008.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