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그들만의 배려

약간의 거리 2008. 11. 13. 12:48

내가 문을 열었는데 누군가가 잽싸게 먼저 그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황당함.

다음 사람을 위해 문을 잡고 섰는데 얼른 몸만 빠져나오는 뒷사람때문에 얼마동안은 더 문을 잡아야만 했던 어처구니 없음.

미국에 와서 아직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우연히라도 들고나는 사람이 마주서게 되었을 때 "I'm sorry" 혹은  "Excuse me"하며 그들은 한발 비켜 선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 라고 해야 하나?

성경에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고,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은 "배려"라는 것이라고, 이들은 어릴 때부터 교육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매너'라고 하는 것들이 이들에게는 아주 당연해 보인다. excuse me, sorry, thanks, welcom.... 이런 말이 언제 어디서나 시도때도 없이 들려온다.

 

그런데 그런 말이나 행동이 하나도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이 일회용 제품이다. 컵, 접시, 그릇, 숟가락, 포크, 등등...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종이 접시나, 일회용컵을 주로 사용한다.  일회용 컵이나 그릇은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것도 있지만, 뜨거운 것을 담을 때에도 안전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컵라면 용기보다 몇배는 두꺼운 발포스티렌이라는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

주부가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치우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패스트푸드, 또는 반조리 식품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고, 그릇 역시 일회용을 사용하는 것이다.

분리수거는 당연히 하지 않는다.

 

하루에 종이컵 두 개를 쓰는 것도 아까워했었고, 가끔은 죄책감이 들기도 했었는데... 물 한잔 마시고 버리는 발포스티렌 컵-내가 사는 집에서만도 하루에 열개 이상의 컵이 버려진다-을 보면서 매일같이 당황스럽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습관같은 배려,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자국민의 편의,

 

아직 그들을 알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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