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고백이란 깨어진 향수병 같다
향수를 뿌린다.
방안 가득 향이 가득하다.
향수병 안에도, 방안에도, 그리고 나에게도 향이 머문다.
그런데 그만 향수병을 떨어뜨렸다.
향이 너무 강해서
나에게 붙어버린 향이 쉬이 사라질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 병안에는 남아있지 않다.
가슴 속 깊이 담아 두었던 어떤 말을 꺼내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마치 기억상실증 환자가 된 것 같다.
마음이 홀가분 해 졌고,
담고 있던 말에 대한 미련도 사라졌다.
여운처럼 말꼬리가 잠시 그 사람의 주위를 빙빙 돌다가 사라졌다.
그 사람을 떠난 말이 상대에게 가 들러붙었다.
상대는 이제 그 말 때문에 고민에 빠져버렸는데...
그 사람은 깨어진 향수병을 비로 쓸어 담는다.
그리고...
버린다.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때로 고백은 깨어진 향수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