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거리가 몇군데 있습니다.
거닐어서 좋은 곳도 있고, 바라보기에 좋은 곳도 있고,.... 다들 유명한 곳들이에요.
대학로, 삼청동길(경복궁 옆길부터 시작해서 성대후문에 이르기까지..), 정동길, 예전의 인사동길, 저녁에 되면 불켜진 세종문화회관이 보이는 광화문 네거리,..........
바라보기에 좋은 곳은,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알맞게 자리잡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모든 것이 그렇듯
사라진 것, 떠난 것, 다시 가보기 어려운 곳은 더 예쁘고 아름다왔던 것처럼
기억에 남고, 미련이 남고, 아쉬운 법이지요.
그런 곳 중 하나가 인사동 초입에 있던 모짜르트라는 카페에요.
카페 창가에 앉아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다리를 바라보는 것도,
복잡한 사거리를 열심히 달리는 자동차 불빛을 바라보는 것도,
건너편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좁을 길, 그 길에 노랗에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는 것도
참 예뻤던 곳이었는데 어느날 떡!하니 24시간 편의점이 들어섰더라구요.
한적한 듯 복잡한 그런 길을 바라볼만한 찻집이 흔치 않은데 말이에요.
지금 그곳만큼 예쁘진 않지만 길좋은 찻집을 하나 알아뒀죠.
홍대앞 할리스!!!
오늘도 그곳을 찾았는데
오늘은 건너편에 사람들이 차도까지 내려서서 무지 복잡하더라구요.
저녁 어스름이 깔리는데 불빛은 대낮보다 환해서
어둑해져가는 저녁하늘, 침침한 가로등 불빛, 그보다 조금 밝은 자동차 불빛, 그리고 대낮같은 조명.....
이렇게 조화를 이루면서 참 예뻐보였습니다.
모탤런트가 CF촬영을 와 있다더군요.
비가 내리면 거리를 걷는 사람은 눈에 띄게 줄어 한적한데
마주오는 자동차 불빛에 반사된 빗방울이 유난히 빛나던 그 거리가 오늘은 색다른 느낌이었답니다.
아무래도 가을인 모양이에요.
이런 것들을 되새김질 하는 것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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