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심야영화를 보고 왔어요.
봄날은 간다....
종일 음식만든다고 일을해서 엄마두, 저두, 둘다 피곤했는데...
깜빡깜빡 졸면서 봤어요.
음악도 좋고, 그림도 좋던데....
영화는 그냥 그렇네요.
비가 제법 내려요.
가을비는........... 쓸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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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봄날은 간다'를 보고 슬프지 않았다면..
기뻐하세요..
당신의 봄날은 아직 당신곁에 있거나..
아직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
지루하면 지루할수록..
싱거우면 싱거울수록.. 확실한 증거가 되어줄 겁니다.
반대로.. 눈물을 참지 못했다면..
음...
음...
^^;;;
참고로..저는 쬐끔 슬펐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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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맞는 말 같기도 해요.
아직 저의 계절은 봄이기 때문에 슬프지 않았을 수도 있죠...
그런데요,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하는 유지태 분의 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는 거 말이에요.
그 대사를 들으면서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너, 어쩜 그렇게 세상을 모르니?"
어떤 사람이 퀴즈를 냈어요.
-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게 딱 하나가 있는데 그게 뭐게?
- .... 뭔가 아주 허무한 답일 거 같은데....
- 변하지 않는 게 없다는 것.
아마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인공 남자는 그걸 몰랐던 모양이에요.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그렇게 바뀌고, 사람의 마음은 그보다 더 자주 바뀌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도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저는요,
모든 게 바뀐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걸... 그 변화를 내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아서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두려워요.
나를 향한 상대의 마음이 지금처럼 한결같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데
나중에 그 마음이 변해버렸을 때 집착하고 있을 제 모습을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앞으로를 두려워한다는 건 현재에 충실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참 웃기죠?
그 사람의 맘이 변할 것만 생각하지
제 맘이 먼저 변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하니 말이에요.
대나무숲, 겨울 강가, ....
가보고 싶어요.
그 영화를 보고 슬퍼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쩜
아직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모든 건 변한다고 하는 사실'뿐이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일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 영화를 보고 슬퍼하지 않는 사람보다 조금은 더 행복한 사람일는지도.....
그리고 전
코믹한 게 더 좋아요. 아니, 코믹하다기 보다는 맘이 푸근해지는 거.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슬프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한 것.............
영화속에서까지 삶이 슬프진 않아도 되잖아요. 그쵸? 그쵸? 제말이 맞죠?
추신:
세준씨, 이야기가 틀린 건 아니에요.
저는 지금 아직까지는 변하지 않은, 그렇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거라고 늘 말하는 사랑은 갖고 있으니까요.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그 맘이 변하기를 오랫동안 바래왔는데....
참 아이러니 하죠?
모든 것이 변한다는 걸 알면서,
또 변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변하기를 바란다는 것.
아휴, 쉬운건데 이렇게 글로 쓰니 괜히 복잡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봄날이 가면 어때요?
계절은 돌고 도는 것인데.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다.
가면 어떠냐고 말하고 있는 저는 가는 걸 두려워하고 있잖아요. 후후~~~
영화를 보고 조금 슬퍼한 당신은 이제 곧 웃는 날이 올텐데
지금 웃었던 저는 곧 슬퍼할 날이 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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