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버스
광화문 네 거리
"넌 왜 그렇게 이명박을 싫어해?"
"버스 때문이지. 그것때매 내가 얼마나 불편해졌는지 알기나 해?
돈도 많이 내고, 시간도 더 걸리고, 회사도 몇번씩 갈아타야 갈 수 있고...."
...
...
버스 때문이야.
그와 헤어진 다음날 바로 버스를 바꿔 버렸어.
그는 언제고 72-1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우리 집까지 올 수 있었는데
이제 그럴 수 없어졌거든.
다시 오고 싶어도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몰라서 오지 못할 거야
...
그의 전화번호를 잊어도,
아이스크림 너머에 앉아 있던 그의 마지막 모습을 잊어도,
그와 무수히 걷고 또 걸었던 광화문 네거리를
혼자도 씩씩하게 걸을 수 있게 되어도,
신촌 한 복판에 덩그러니 남겨져도 더 이상 울지 않더라도,
...
...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 <아는여자>본 다음 날 버스노선이 바뀌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