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사랑에 대한 일곱 번째 오해

약간의 거리 2006. 6. 16. 09:54

"오차쓰케 준비해 두었었잖아!"

"오차쓰케?"

허를 찔린 듯한 리이치로에게 나는 애써 조용히 말을 이었다.

"새 밥그릇, 젓가락 받침대에 젓가락, 단무지하고 야채절임도 잘게 다져서 준비해 뒀다고. 기억도 안 나지? 밤늦게 들어올 남편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오차스케라도 어때요?' 하며 새색시처럼 말해 주고 싶었어. ………………………"

그때였다. 가만히 고개 숙인 채 듣고 있던 가스미가 내게 불쑥 말했다.

"오차스케 이야기……."

"응?"

"그 얘기, 지금 처음 한 거야, 하야세 씨한테?"

"응……."

가스미는 희미한 목소리로 탄식했다.

"늦었어. 그렇다면 너무 늦었다고."

<연애시대> 중-

 

 

 

 

 

 

사람들은 많은 경우에 말을 아낀다.

싸우고 싶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해서, 꼭 말로 해야 아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말하지 않고 화내고

말하지 않고 토라지고

말하지 않고 상처입어 버린다.

 

결국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싸우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치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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