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비가 와

약간의 거리 2006. 7. 6. 23:25

요즘 일기예보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예보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의 날씨도 안 맞는 날씨.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처음 들었던게 언제더라?? 흠...

7월 12일까지 장마가 계속된다고 했을 때,

모두들 그러듯이 나도 덩달아

"뭐야? 무슨 장마가 그렇게 길어?" 했지만

사실은 이제 질리도록 비를 볼 수 있는 <비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사실이 기뻤었는데...

그 후로 일기예보는 어쩜 그다지도 안 맞는 건지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오늘은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라는 예보를 시작했다.

 

소나기 라는 거...

어차피 지나가는 비,

옆동네는 지나가도 우리동네는 안 올 수 있는 비.

매일 같이 틀리기만 하는 일기예보에는 어찌나 적합한 예보인지!

 

오늘 아침 일기 예보

 

장마 전선은 지나갔고, 그러니 비는 소강상태구,

멀리서 태풍이 생겼지만, 일요일 즈음에나 일본에 도착할거구, 하지만 이동경로는 유동적이고.

 

 

그런데 퇴근 무렵, 비가 내리는 거다.

그리고 밤으로 가는 길목 쯤에선 제법 쏟아지는 거다.

 

소나기는 아니었다.

 

엄마랑 거실에 앉아 타박을 시작한다.

 

"정말 대단하지? 무슨 예보가 오늘 저녁것두 안 맞냐고."

 

그치만 사실 나의 속마음은

일기예보가 맞든, 맞지 않든

비가 오니 좋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시원하기만 하다.

 

비가 와.

 

내일 아침엔, 늘 그랬듯이 비가 온 흔적도 지워져 있겠지?

잠이 들때까지만이라도 비가 내려주면 좋겠다!!!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이란,  (0) 2006.07.18
빗소리  (0) 2006.07.13
어느새 2년  (0) 2006.07.05
사랑에 대한 일곱 번째 오해  (0) 2006.06.16
술 먹지 말까?  (0) 200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