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사람들을 그대로 데려다가 대극장에 세워 놓아도 무대가 꽉 찰만큼 많은 사람을 투자한 작품..
하늘하늘 흩날리는 한복의 선이 너무나 곱고 예쁘던 작품.
오태석의 작품 속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진정한 비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 맞어~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가 아니었지?'
내 기억 속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임이 분명한데.. 대체 왜 그것은 4대 비극에 들어가지 못했을까?
그것은 그 둘의 죽음으로 두 가문이 화해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얼토당토 않지 않은가!
귀하디 귀한 내 자식이 당신네 자식 때문에 죽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화해할 가문이었다면 어떻게 몇 백 년간 원인조차 잊혀진 채 원수지간을 이어 왔을꼬?
그건 그렇고... 그럼 이제 로미오와 줄리엣이 왜 죽었는지 이야기 해 보자.
그간 보아 온 서양의 영화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우리식 표현대로 하자면 '선남선녀' 였다.
올리비아 핫세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얼굴을 떠올려 보라!
어찌 한 눈에 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찌 집 안이 원수라하여 갈라 설 수 있겠는가!
이 연극을 통해서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사랑이란,
특히나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뭐 꼭... 상대가 너무나 멋지고 잘생기거나, 선녀처럼 아름다울 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거다.
그 둘 사이에는 뭔가 알 수 없는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거나,
하늘에서 이미 묶어 놓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동화줄 같은 것이 있어서,
그닥 아름답거나, 조신하거나, 요염하다거나 ... 하지 않은 여자라할지라도,
그닥 조각같은 외모라거나, 유머가 풍부하다거나, 성격이 좋다거나 ... 하지 않은 남자라할지라도,
충분히 서로에게, 그것도 한 눈에 반할 수 있는 법이다.
연극 속 줄리엣 아가씨는 절!대! 내숭과가 아니다.
연극 속 로미오는 능글맞은 바람둥이에다가 욱~ 하는 성격을 절대로 참아내지 못하는 다혈질의 인간이다.
그렇다.
문제는 바로 그 욱!~ 하는 성격인 것이다.
욱!~하는 성격... 정말 좋지 않다.
욱!~하는 성격, 한 번 참지 못했다가 결국 살인을 저지른 로미오가 쫓겨난 후, 다른 남자와 혼인이 추진되자, 절대로 내숭과가 아닌 줄리엣은 냉큼 신부님을 찾아가 방도를 마련해 내라고 한다.
그 방책을 미처 전해 듣지 못한 로미오는
한 번 욱!~ 하는 성격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것을 그새 까먹고는 또 한번 욱!~ 해서는 바로 죽어 버리는 거다.
이 청춘남녀의 비극은 오랜 세월동안 알려진 것처럼 반목하던 두 집안 때문이 아니라,
젊은 혈기를 억누르지 못해서인지, 원래 성격이 다혈질이어서 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자의 욱!~ 함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참을 '인'이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하지 않았던가!
두 번만 참았으면 세 목숨은 너끈히 구하고도, 알콩달콩(?? 끝은 알 수 없음) 살았을 것을. 쯧쯧.
결코
욱!~ 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하거나
욱!~ 하는 마음에 화를 내 버린다거나
욱!~ 하는 마음에 싫은 소리를 참지 못한다거나
욱!~ 하는 마음에 ... ... 하는 짓은 절대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욱!~ 하는 마음에 저질러 놓고, 후회하고 가슴치는 일이 어디 한 둘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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