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꽃보다 아름다워'를 보다가...

약간의 거리 2004. 4. 8. 11:15

엄마는 결국 치매에 걸리고 말았다.

 

-아줌마 나 알지?

-그럼 제가 왜 형님을 모르겠어요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우리 미옥이랑 같이 사는데 집을 찾을 수가 없어서.. 나 집에 좀 데려다 줘

 

그렇게 이혼한 남편과 같이 사는 여자의 손에 이끌려 집에 온 엄마.

방안에서 돌아앉아 뭔가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딸은 마구 소리를 친다.

그때 엄마는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고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바르는 거라고

 

-엄마 이거 마음 아플때 바르는 약 아니잖어.

 

 

**

 

-언니두 저러면 엄마한테 소리지를 거지?

-응?

-마저. 쟤는 소리 지를 걸.

-그러면 안돼.

-안돼지...

 

참 내.... 내가 뭘 어쨌다고 둘이 합심해서 나를 공격하는 거야.

그치만 사실 뭐... 나두 저렇게 소리를 지를 거다.

처음엔 엄마의 깜빡증이 짜증나서,

그 다음엔 걱정되서,

그리고 또 다음엔 인정하기 싫어서

 

마음이 아파서 빨간약을 바르는 엄마.

우리 엄마도 내가 마음 많이 아프게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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