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휸데.. 무슨 계획 있으세요?
-주말인데 뭐 하실 거에요?
...
주말이면, 휴일이 있으면 뭐 꼭 무슨 계획이 있어야 하나?
이런 질문 듣는 거 정말 짜증난다.
아주 간단하게는 나한테 아무런 계획이 없기 때문에 짜증이 나는 거고,
사실 무슨 계획 같은 게 있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그런 것 시시콜콜 말해주기 싫다.
그런 사사로운 이야길 나눌만큼 가깝지 않고, 또 가까와지고 싶지도 않으니까.
회사는 그냥 회사.
일관계 이상은 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푸~
허긴
우리 부실장님은 내가 어느 대학 무슨 과를 나왔다고 이야기 했을 때가 가장 놀라웠다고 했으니까.
-내가 안나씨 보고 언제 가장 놀랐는지 아세요?
아, 이 사람이 이제 맘을 여는 구나. 정말 우리 일원이 되어 가는 거구나 그때 느꼈거든요.
-그런가요... 뭐 그다지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죠.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걸 특별하게 느꼈어요.
-언젠데요.....
-안나씨가 00대 00과를 나왔다고 말 했을 때요.
-그게 왜... 그리고 특별히 학벌을 말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누가 묻지도 않고.
-그럴수도 있지만 ~~~~~~~~~~
아무튼 그분 말씀은 그 만큼 내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안 했다는 거였는데.
나는 정말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시시콜콜 늘어놓고 싶지 않다.
묻는다면야, 굳이 감출 이유도, 거짓을 말할 이유도 없으니 해주기는 하지만
묻지 않는 사람에게 내 일상사를 늘어 놓기는 너무나 싫다.
그런데, 물어도 말해주기 싫은 사람은 꼭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다는 말이지.
으휴~~
낼 나가면 또
-휴일에 뭐 하셨어요?
하고 묻겠지.
그런 이야길 나눌만큼 가까와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또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까운척 하고 싶지도 않은데...
***
그런데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소개팅을 할 때도 그렇고,
맞선을 볼 때도 그렇고,
아무튼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왜 항상 묻는게 똑같은 걸까?
나는 그런거 하나도 안 궁금한데...
묻지 않아도 서로에게 익숙해지면 서서히 알아지는 것들인데.
또 몰라도 사람사이를 만드는데 불편하지 않은 것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