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시에 9명 정도는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곤 한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에 세상엔 멋진 사람이 너무나 많은 걸.
술을 아주 잘 마실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주량이 정말 셀 거야.”
그치만 대체 얼마만큼을 마셔야 취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어떤 추태를 부리게 될지도 알 수가 없고.
그래서 늘 “나는 정말 술을 잘 마실거야!” 이렇게 되뇌이기만 할뿐, 정말로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늘 기회를 봤다. 내가 정말 술을 잘 마신다는 걸 확인해야 하는데… 하면서
그리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이런 이런,
정말 나는 너무나 술을 잘 마시는 거였다.
그날... 보디가드를 셋이나 세워뒀는데 한명씩 사라지더니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쳐 집에 가다 보니 성당 화단에 셋이 쭈그리고 앉아 자는 거였다.
터널터널 혼자 집에 돌아오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던지…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끄덕끄덕 ^^
아마 사랑도 그럴 것 같다.
내가 생각해온 것처럼 나는 동시에 9명쯤은 거뜬히 사랑할 수 있을 거다.
어느 유행가의 가사처럼
같은 영화를 두 번 보고, 저녁을 두 번 먹고, 같은 내용의 편지에 이름만 바꿔서 쓰는 그런 건 바람이지 사랑은 아니다.
만약에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게 된다면… 그때는 가슴이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너무나 아려와서 버거운데…
그런데 왠지 한 사람을 사랑할 때보다는 두 사람을 사랑할 때, 아니면 그보다 더 많을 사람을 사랑할 때…
아픔의 크기는 같지만 행복은 더 커질 것 같다.
각자가 주는 기쁨이 다르니까 아픈 시간보다는 행복한 시간이 더 많을 것 같다.
어떤 한 사람이 나를 아프게 했을 때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거다.
음……
그치만…
만약에 동시에 그 많은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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