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권태기

약간의 거리 2004. 4. 3. 09:46

 

- 언니 전 요즘 권태기 같아요. 남편의 잔소리.. 내가 움직이는거 사는거 ,.. 뭐든 참견이에요.

 

 

 

그리고는 결혼한 선배들의 권태기 극복기가 이어졌다.

 

 

음... 권태기라~

권태기란 말이지.

 

난 어떻게 권태기를 지나쳤더라..... 고민을 하다가보니

<권태기>라는 말은 보통 결혼을 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이상하다... 나두 분명 권태기가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연인 vs 부부 의 차이를 알게 됐다.

 

연인: 권태기가 오면 헤어진다.

부부: 서로에게 짜증을 내다가 심각해지면 헤어질까 고민도 하지만... 음... 아이가 걸리는군

 

 

아무튼,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사이에는 권태기라는게 없다.

물론 세상에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커플은 흔치 않겠지만,

쉽게 라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뇌 속에 존재하는 것 같다.

 

 

얼마전에 있었던 일화 1

 

콩: 언니, 오늘 남자 친구 만나?

나: 아니.. 우리 요즘 거의 안보지.

콩: 왜?

나: 그냥.. 바쁘대. 한달에 두번 보기도 힘들어.

콩: 전화도 뜸하던데?

나: 응. 하루에 한번도 안하는 날도 많고, 통화해도 맨날 잔다는 소리만 해.

콩: 끝내라, 끝내

나: 그럴까? 그럼 누구 소개좀 해봐

 

 

일화 2

 

K여사: 지겨워. 그냥 헤어질까 생각 중이야?

콩&나: 왜?

K여사: 대화도 없고, 재미도 없고.

콩&나: 권태긴가 부네. 언니가 먼저 재밌게 해봐

K여사: 그러구 싶지도 않아. 이렇게 살려면 뭐하러 사나.. 생각도 들고.

콩&나: 그게 말이 되냐? 권태기는 누구한테나 오는 거야.

 

 

세상은 이렇다.

결혼한 사람들 사이에 오는 무료함에는 일명 권태기라 이름 붙여 적극적으로 극복해보도록 도움을 주지만,

연인사이의 무료함은 재미없으니 끝내라는 단칼을 쥐어준다.

 

하지만 연인사이에도 이런 무료함을 극복하고 다시 알콩달콩한 만남을 이어간다면 지난 시간의 따분함은 권태기가 되는 거였다.

 

 

즉,

권태기란,

이별할 수 없는 거다.

 

그러니... 권태기라는 건 사람의 緣을 이어주고 있는 아주 아주 가느다란 실타래임이 분명하다.

너무 세게 당기면 끊어질지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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