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워지고 싶다.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에게.
지난 몇 주 동안 나 자신을 너무나 괴롭히고 억압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대신 그 모든 것이 나의 욕심, 나의 나쁜 성질.... 에서 비롯된다고 나를 억눌러왔다.
흘러가는 사람의 감정 때문에 그의 마음이 이해된다면,
나 역시 흘러가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므로 이해되어야 됐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조차 이해받지 못했고, 오히려 스스로를 원망하기에 바빴다.
'나'를 먼저 사랑해야 했는데...
오랜동안 사람들 만나는 걸 피해왔었다.
사람들이, 아니 남자들이 나를 직접 만났을 때 실망하고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함이 있었다.
몇 번의 소개팅을 하면서 그런 피해 의식에서 해방됐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람을 소개받고, 새롭게 사람을 만나고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졌다.
그는 내가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을 몰랐던 사람이다. 아니, 직접 얼굴을 마주보게 되리라는 기대조차 갖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참 편안히, 부담없이 그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아주 어렵기도 하고, 대단한 통찰력과 이해력을 지닌 사람같기도 하고, 또 아주 어린애같기도 하고, 가끔은 너무나 측은하기도 한 사람이었다.
지금 나는
그가 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해 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가 다른 사람을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에 상처를 받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의 마음을 참 잘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런 일에 상처받는 내 마음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참 이상한 느낌이다.
내가 심리학을 공부했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
이제 당분간은 나를 이해하는 일에 몰두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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