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방송은 거짓말쟁이!?

약간의 거리 2001. 5. 26. 23:45

처음 리포터를 시작했을 때
내가 하고 있는 방송의 색깔을 지켜가면서 또 내가 만난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가끔
방송을 너무나도 의식해서 자기를 좀더 멋있게, 좀더 인간적이게 표현하려는 사람이 있다.
그냥 자기가 평소 생각하던대로 편안하게 이야기하면 좋으련만
30분, 길어야 한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미 맘먹고 나선 사람의 태도를 바꿔 놓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런데 바로 이 오버가 이 사람의 의도대로 방송에 비춰지고,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니.... 방송은 거짓말쟁이다.


이번 주에 인터뷰한 빵 아줌마!
그의 선행은 높이 사지만, 난 자꾸 인터뷰 중간에 나왔던 -늘 가던 보육시설에서 당분간 와 주지 않았으면...-했다는 얘기가 맘에 걸린다.
어쩜 그곳에서도 이 아주머니의 넘치는 신앙을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심.

- 처음엔 힘들었지만 모든 것이 은혜라 생각하면~~~~~
이런식으로 흘러가는 한 시간 동안의 인터뷰.
그런데 내가 뽑아낸 인써트에나 원고 어느 구석에서도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없으니....
방송은 그래서 또 거짓말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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