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지금 내 마음은...... 욕심!

약간의 거리 2001. 5. 24. 00:31

욕심!

욕심이라는 건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내 맘속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아주 작고 미세한 그의 표정과 눈길, 인삿말을 나는 느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나는 아픕니다.

그와 함께 일을 한지 어느덧 8개월 이군요.
물론 제가 그를 안건 그 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이 되었지만요.
처음 10년이 넘는 나이 차에도 선뜻 말을 놓지 않아서 번번히 저를 참 당혹스럽게 했던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아내가 있고,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고,
가슴에 묻어 둔 지난 사랑의 여인이 있고,
언제든 나타나서 뭐가 먹고 싶으니 돈을 달라고 꺼리낌없이 손을 벌리고, 내가 가서 사 오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라며 큰소리 치는 사람도 있고,
무슨 날이면 챙겨 주고 싶은 아끼는 후배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내가 그를 알기도 훨씬 전부터 그를 알고 그와 함께 많은 일을 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 모두에게 변함없이 따뜻하고, 그들 모두를 늘 친절히 보살피는 그를 당연히 받아들입니다.

그는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지만 그리고 많은 얘길 들려주지만 쉽게 마음을 여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늦은 밤 일을 마치고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는 길에서 한가지씩 자기의 얘길 꺼내 놓곤 했습니다.
-내가 너랑 참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하면서,

어느날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 사람에게 가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나를 참 슬프게 합니다.
그는 그 사람에게 참 많은 얘길 합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그 친절함의 작은 차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움직이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나는 그저 가만히 보기만 해야 합니다.

슬픕니다.
그의 목소리, 웃음소리가 듣기 싫어집니다.
함께 밥을 먹는 것도 괴롭습니다.
- 같이 먹자
하면서 슬며시 그 사람 앞으로 음식그릇을 밀어 놓아주는 그의 작은 배려를 그 사람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 모양이 보기 싫어 저는 그만 수저를 내려 놓습니다.

원인을 아는데 고칠 수 없는 병이 이런 병인가 봅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말을 시키면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저를 그는 압니다.


흡잡기를 시작했습니다.
미워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미워하는 일조차 쉽지가 않았는데.....

겨우 그를 미워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때에 그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많이 아픈데 지금 상황이 쉴수가 없습니다.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해 줄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그래서 너무 미안합니다.


그는 내 이런 마음을 아는 듯도 또 모르는 듯도 합니다.


저는 그를 참 좋아합니다.
그의 있는 그대로가 참 좋습니다.
그의 동료로 지금 그의 모습을 모두 인정하면서 참 좋은 사이로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알기 이전의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만난지 얼마 안된 사람에게
나에게보다 더 빨리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참 슬펐습니다.

내게 다른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런데도 내가 그토록 슬픈 건 분명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내 마음의 동요가 정확히 어떤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