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기도

약간의 거리 2004. 2. 1. 00:18

병원에 가면 자꾸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내가 아는 사람의 경험담이었는지 그또한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긴지도 가물하지만...

 

 

병원에는 보통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수히 많은 귀신들이 날아다니고 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와서 열심히 기도해 주는 환자 위에는 그 귀신들이 모이지 않고,

죽을 시간이 거의 다된 사람일수록 많이 귀신이 모여 있단다.

그래서 누군가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면

기도를 많이 해 주어야만 그 귀신들에게서 벗어나 회복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거다.

 

 

이상하게 아빠를 만나러 갈때마다 자꾸 그 이야기 생각이 난다.

예전에 입원하셨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아무튼지간에 그래서 기도를 하고 싶지만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 거다.

내가 날라리 신자라는 것 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종종 화살기도 라는 것 정도는 했었는데

 

 

"엄마, 병원에 이렇게 오면 기도도 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냐?"

"그래.. 그럼 니가 좀 해 봐라."

 

사실 엄마는 병원이 아니라도 늘 아빠 곁에서 기도해 주는 사람인데

지가 맘만 있고 머리는 비어 있으니 괜한 화살을 돌리는 거다.

 

그런데,

이 기도조차 못하는 탕자의 소리를 들으셨나?

잠시 엄마랑 복도엘 나갔는데 때마침 성당에서 병실을 다니며 기도해 주는 분들이 계신 거다.

물론 그분들을 알아본 사람도 엄마긴 하지만.

잠시 병상에 들려 간단히 기도해 주고 가시는데 왜 이리 맘이 편안한 거지?

 

마치 오늘 내가 할 의무를 다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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