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늦은밤 집에 가는 골목길에 마주오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내 옆을 스쳐간 그여자는 잠시후
아주 자연스럽게 초인종을 누릅니다.
순간 그녀의 집을 담넘어 들여다 봅니다.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습니다.
그녀가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집에 들어갈때 초인종을 눌러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는 대문만 있지 잠그지 않고 살았었고,
조금 컸을 때는 대문이 잠겨 있지만 열어줄 사람이 없으니 늘 열쇠를 들고 다녔고,
물론, 열쇠를 깜빡한 어떤 날
친구와 함께 집앞에서야 그 사실을 알고는 담을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집은 대문이랄게 없습니다.
대신 꼭 잠겨있는 현관문을 행여 엄마가 깰까 조심스레 열고 들어갑니다.
늦은 귀가에 조금도 움추러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벨을 누르는 여자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가족을 기다리는 불빛을 반짝이고 있는 그 집이
참 따뜻해 보였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는 그 여자가
참 부러운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