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2000/11/16(목) - 사랑에 대한 9가지 오해

약간의 거리 2000. 11. 16. 23:09
며칠전 아저씨가 제게 책을 한 권 주셨습니다.
그 책의 앞부분을 아주 조금 읽었어요.

페터 라우스터가 쓴 Die Liebe (사랑에 대하여)라는 책입니다.


책의 처음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아홉가지 큰 오해가 나와요.

첫번째 오해는 性이 우리는 자유롭게 한다는 겁니다.
성이 사랑없이도 가능하듯, 사랑도 성 없이 가능하다는 거죠.
다시 말해 사랑과 성을 동일시 하려는 건 우리의 오해라는 얘기에요.

두번째는 성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건데요,
만족한 성관계가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라는 거에요.
이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얘기지만 가끔 인간은 성적인 문제가 닥쳤을때 혼동이 되는 모양이에요.

세번째는 쾌감이 사랑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성은 쾌감을 추구하지만, 사랑은 단순하게 쾌감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죠.
사랑은 케이크 반죽에 넣는 효모 같은 겁니다. 효모는 반죽을 부풀게 하고 더 맛있게 하죠.
그치만 칼로리로써 배고픔을 가라앉혀 주기 위해 효모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말해 사랑이란 영혼을 위한 하나의 첨가물, 일종의 촉매 같은 거랍니다

네번째 오해는 만족한 성을 위해서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기술과는 상관이 없다고 해요. 이런 생각은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예속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라고 하는 군요.

다섯번째는 젊은 시절의 사랑은 나이 들어서와는 다르다는 거에요.
젊은 시절의 열정적인 사랑을 나이가 들면 못한다는 생각을 말하는 거에요.
물론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만큼 어떤 것에 감탄하고 놀라웁게 다가가지 못하기는 하죠.
조금은 더 덤덤해지고, 삶에 대한 체념도 많이 경험하구요.

여섯번째는 위대한 사랑은 영원하다는 거에요.
영원하지 못한 사랑은 위대하지 않다는 것.
사랑때문에 결혼을 하고, 결혼을 통해 사랑이 영원할 것을 맹세하지만 이것 자체가 오류인 거죠.
사랑이 영원하다면 결혼 생활이 영원히 원만하게 이어지겠지만, 결혼은 단지 생활이라는 얘기인가봐요.

사랑하면 당연히 질투를 한다는 게 일곱번째 오해에요.
물론 질투에 대한 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죠.
하지만 그게 당연한 건 아니래요.
나 이외의 어떤 것을 나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질투.
그건 소유욕이고, 그것이 내 사랑의 일부는 앗아가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더이상 사랑받지 못하게 될까 하는 불안이죠.

여덟번째는 사랑을 운명적인 사건으로 생각하는 거에요.
어딘가 첫눈에 반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며 동화같은 사랑을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 봤을 거에요.
하지만 사랑은 마음과 정신을 열고서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는 받아들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와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랍니다.

마지막 아홉번째 오해는
인간은 일생을 통해 단 한번 혹은 기껏해야 두번 위대한 사랑을 경험한다는 생각이에요.
우리는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오직 한 사람을 결정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두 사람을 '동시'에 '진정'으로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거죠.


나는 말이죠,
동시에 여러명을 사랑하는 아주 이상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이제 겨우 50페이지 정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아저씨는 도대체 왜 제게 이 책을 읽으라고 하신 걸까요?

스산하게 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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