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미안해...

약간의 거리 2005. 8. 17. 09:29

늦은 밤 울리는 핸드폰 문자메시지 소리.

 

- 벌써 나를 잊은 건 아니죠?

 

 

 

 

- 어쩌다 한번씩은 기억 해 줄꺼지?

- 많이 해

 

 

모른 척 하지는 않지만 건조한 답장에 가슴 아파 했던 밤들.

조금 더 냉정해 주기를

조금 더 따뜻해 주기를

바랐던 나의 모순들...

 

 

 

답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친절해서는 안 되겠지?

 

 

 

지난 날, 그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을까?

내가 미련을 갖지 않도록 해 주고 싶었겠지. 그러면서도 냉정하게 내몰수 없을만큼 나를 좋아했겠지.

 

 

나는 그를 생각한다.

네가 아닌...

 

그때 그의 마음.

그때 그도, 의연해 보였던 그도 밤잠을 설쳤으리라.

아픈 내색 하지 않았지만 아파했으리라.

내가 참 못할 짓을 했던 거구나.

 

 

 

그래서... 미안하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네가 아파하는 걸 보면서 "그"를 기억해서 미안하다.

그때, 내가 아파했던 걸 떠올려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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