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의 어디쯤엔가와 닿아 있는 영화라는 이야길 어디선가 듣고는,
혹은 그와는 무관하게 보나마나 미국의 영웅 휴머니티를 다뤘을거라는 단정으로 볼 생각이 없었던 영화.
이 영화를 본건 순전히 어떤 사람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여러번 보는 걸 실패했는데 지난 일요일 어찌어찌해서 앞뒤로 꽉찬 스케쥴 사이에 껴서 용케도 영화만 보고 헤어졌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사람에 대해서...
언젠가 <투모로우> 티켓을 끊어온 남자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는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해서 나는 그 남자가 싫었다.
'아~ 이런 영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데, 영화 선택도 맘에 안 들었지만 보고난 후 감동까지 받다니... 그래서 장사가 되는 거구나!'
만약에 이 영화, 우주전쟁을 그 남자가 보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역시나 또 싫었겠지!
영화는 여전히 내가 싫어하는 장르지만, 지금 나는 이 녀석이 싫지는 않다.
'그렇지, 너는 딱 이런 걸 좋아하겠지.'
그때 내가 싫었던 건 그 사람의 영화 취향이 아니라는 걸 10개월이나 지나서야 깨달았다.
다시 영화 이야기.
영화는... 허무했다.
제목처럼 우주에서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서가 아니고,
화면이 스팩타클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헐리우드의 영웅도 나오지 않았고, 늘 그렇듯이 미국이 세상을 구원해 주지도 않았지만 - 이 두개가 엇나갔으니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섣불리 단정 한 건 분명하다 - 그런데... 아무튼 허무하다.
어? 모지? 끝난 거야? 그럼????
하는 순간 아주 짧은 철학적인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마무리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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