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아일랜드

약간의 거리 2005. 7. 27. 11:40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소개할 때,

누구나 황우석, 줄기세포... 이런 이야기들을 꺼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관심 있어 할 거라고...

 

그건 무슨 뜻이었을까?

그냥 관심이 있을 거라는 뜻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말을 하고 싶었을까?

 

A.I. 에서도 그랬고,

무슨 로봇 가정부가 나오는 영화에서도 그랬고,

오시이 마모루의 영화들에서도 그랬고,

 

그랬다. 인간은

문명이 점점 더 나를 편하게 살게 해 주기를 바랬던 건지,

아니면 그들의 과학적인 두뇌를 자랑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기를 원했던 건지,

그도 아니면, 그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뭔가 기여를 하고 싶었던 건지,

그 이유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자꾸만 자꾸만 사람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어 내고자 했고, -물건과 인간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것은 물건과 인간을 구분짓는 행위에 혼란을 가져왔다.

 

누군가는 감정을

누군가는 영혼을

누군가는 호기심을....

이라고 그것을 규정짓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결국엔 누구든 보는 이에게 고민만을 남겨줬을 뿐이다.

 

 

이식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간의 감정을 이입하지 않을 수 없었고,

감정을 이입하다 보니, 기억도 함께 들어가 버렸고,

거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호기심>이라는 감정(?)이 들어가서는 상품(영화속에서는 그렇게 부른다)은 저 혼자 성장을 하는 거다. - 몸은 이미 성장해 있었고, 그의 생각, 그의 감성 등등이 -

 

 

 

마이클베이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다.

그 이름만으로 스케일이 크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

너무나 큰 스케일때문에 인간복제 문제를 떠나 이 영화가 불편했다.

 

어느 날 당신이 여행을 떠나려고 도착한 기차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면,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커다란 기차 바퀴가 굴러온다면,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누군가 날으는 오토바이를 타고는 건물에 날아든다면,

사거리를 지나는데 느닷없이 덤프트럭이 질주해 온다면,

 

우리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도 되는 것이란 말인가!

 

단지 2개의 상품(영화에서는 말이다)을 폐기시키기 위해 고속도로가 폭파되고, 공중 기차가 추락하고, 건물이 무너지고,...

영화 속의 테러는 언제까지 스케일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질 것인지...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누군가는 "아직 죽고 싶지 않기 때문에" 수억원을 쓰며 보험(복제 인간)을 들고,

누군가는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복제인간 때문에 길가다가 갑자기 비명횡사 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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