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라는 건,
남아 있는게 아니라 잊은 거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기억한다는 건,
무엇을 잊었는가? 라고...
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마음으로는 끄덕여지는 이야기
어쩌면 나는 계속해서 가슴이 아팠으면... 하고, 그런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써왔는지도 모르겠다.
술에 취한 밤,
여느때처럼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너의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다.
전화를 걸고,
또 걸었지만,
저편에서 너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꿈속에서 너의 번호가 보였고,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서 너의 번호가 떠올랐다.
너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는 나의 의식과
너를 잊어가고 있는 나의 무의식
너를 잊겠다고 말하는 나의 이성과
너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나의 감성
어쩌나...
나는 늘 이성이 감성보다는 반발짝 앞선 사람이었는 걸.
슬펐다.
바보~ 번호가 기억이 안 나다니.
그랬구나!
남겨지지 않았구나!
아직 너를 잡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의 무의식은 진즉에 너를 놓아 버렸던 거구나!
그날 이후
나의 아픔과 슬픔은 모두 거짓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