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어린시절

약간의 거리 2005. 4. 19. 11:10

 

나는 거의 빈집에 혼자 있었어. 혼자서 밥을 차려 먹고, TV를 보고, 책을 보고, ... 그래서 난 혼자 있는 게 익숙하고 편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금방 피곤해져.

 

형들은 늘 없었고, 엄마도 일하러 나가셨고, 지금은 형수도 집에 잘 없어.

나는 형들한테 많이 맞았어.

사이가 나빠서라든가, 꼭 내가 뭔가를 잘 못했기 때문은 아니야.

그냥 남자 형제들이란 원래가 그래.

그래서 나는 지금도 형들이랑 지내는 게 편한 것 같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거든.

 

아버지는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아프셨어.

아무도 아버지 간호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

젊은 시절 아버지는 거의 집에 계시지 않았거든. 재산도 거의 탕진하셨고.

하지만 나한테는 잘해 주셨어. 막내라서 그랬는지, 가끔씩 집에 계시면 과자도 사 주셨고, 잘 놀아주셨어.

그래서 나에게 아버지는 그저 "아버지"야.

그렇다보니 아버지 병실은 줄곧 내가 지켰어.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이제는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람과는 헤어지지 않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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