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너에게....

약간의 거리 2005. 4. 19. 09:09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무튼 좋지가 않았어.


넌 엉망이 되어 있었고, 뭔가에 너무 많이 지쳐 있었어.


그런 모습으로 날 찾아왔지.


 


뭔가가 번쩍했고, 빗소리가 요란했어. 그러니까 아마도 그게... 번개였겠지? 잠시 눈을 떠서 소리를 들었는데... 다시 널 봐야하니까 경황이 없어서 얼른 눈을 감아버렸어.


 


잘 기억은 나지 않아. 그냥...몹시 맘이 안 좋았다는 것 밖에는.

꿈인지 현실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 비가 왔어?


- 응. 천둥까지 쳤는데 몰랐어?


- 아니... 알고 있었어. 그냥... 확인한 거야.


 

 

날이 흐리네.

비가 온 뒤에는 보통은 공기가 깨끗해져서 날이 맑은데, 오늘은 해가 보이질 않아. 바람도 춥지는 않지만 상쾌한 느낌은 어딘가로 빠져나가 버렸고.


 

- 으~ 꿀꿀해. 이런 날 정말 싫어.


- 해 보고 싶어


 


모두들 투덜대고 있어.

이런 날은... 참 나쁘겠다. 사람들이 미워하니까.

그렇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건 아냐.

난... 이런 날씨 좋아해.

모든게 꼭 선명하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적당히 흐릿하고,

봄인지, 가을인지, 구분이 안되기도 하고,

낮인지 밤인지 조금 혼동되기도 하고.

그리고

꿀꿀한 날도 있어야지.


 

비 때문이었을까? 그 꿈은.


꿈 때문일까? 꿀꿀한 날씨가 좋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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