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절반의 완성을 위하여

약간의 거리 2019. 1. 2. 21:11

사실 내가 한 해에 3개의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것은 2016년이었다.


그 해 1월 하순에 나는 새로운 직장에 취직을 했다.

팀장은 1월 초에 그 팀의 업무를 처음 맡았고, 이전에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었고, 팀원은 나와 같은 날 입사한 동료와 둘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뭔지도 모르는데 연간계획서를 작성하라고 했다. 위탁기관이 바뀌면서 새롭게 생긴 것이라 기존에 참고할 서식도 없다고 했다. 그렇게 거의 두 달은 계획서만 쓰고 있는데 팀장이 그만뒀다. 입사 두 달 된 직원 둘이서 이리쿵, 저리쿵....

그렇게 1년이 어찌갔는지도 모르는 채 보내고 나니 자격증은 정말 꿈도 못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표를 수정했다. 자격증 3개로. 대신에 자격증의 종류가 바뀌었다. 왜 3개 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꼭 갖고 싶은 것고, 가져야 하는 것을 추리고 추려서 최소한의 숫자만큼 고른 것 것이다.

2017년에는 그 세개의 자격증 중 한가지는 아예 시험을 보지도 못했고, 한가지는 1차 시험에는 붙었지만 2차 시험은 공부할 엄두도 내지를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시험은 동영상 강의를 신청해 보기 시작했다. 

2018년, 응시도 못했던, 이 세 가지 중 가장 어렵지만 지금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시험에 1, 2차 합격했다. 인강을 듣기 시작한 시험은 1차에 합격했다. 2017년 1차에 합격했던 시험은 2차시에 실패했고, 2차시 응시 기간이 끝나서 다시 시작해야한다.

그런데도 나는 당당히 지난해 절반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에는 남은 절반을 채워서 완성하기로 했다.


며칠이 지나고 괜히 머쓱한 생각이 들어서 자신만만, 사실 그보다는 들떠서 작성했던 프로필을 삭제했다.


오늘 아는 분에게 톡이 왔다.

00쌤

보통은 단톡방에서 말을 거는 분인데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나도 올해는 절반의 완성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도움 주는 사람이 있어서 고마워요


저도 함께 가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새해 첫날부터의 야근으로 축 쳐져 있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3년에 걸쳐 우기기 절반을 완성했지만... 남은 것도 또 그렇게 우직하게 가다보면 채워질 거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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