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냉담을 하던 교회를 다시 가기 시작하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던 것은 '평화의 인사' 였다.
특히나 유색인종에게 냉담하기만한 미국 교회에서
유일하게 평화의 인사 시간이면 눈맞춤과 함께 손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때 그들이 하는 "peace be with you" 라는 말이 너무나 아름답게 들려왔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그들 공동체의 일원이 된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후 "peace be with you"라는 말을
카톡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상태메시지에 적어두었다.
최근에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평화롭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던가?
언제부터 그렇게 평화를 빌었던가?
'사랑 없는 평화보다는 평화가 없어도 사랑하는 삶'을 택했던 나였는데 말이다.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다면 사랑이 아닐 걸까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통스러운 사랑보다 사랑없는 평화를 선택한 남자와는 결국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건가, 이런 고민들을 해 왔던 내가 아닌가!
이런 나의 과거를 깨닫자마다 즉시 "peace be with you"라는 말을 삭제해 버렸다.
'평화'라는 단어 안에 숨어 있는 나를 발견해 버렸다.
어쩌면 복닦거리는 내 마음을 그렇게 포장해서 감춰놓고 싶었던 거였나,... 하며
마음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 거다.
그때, 그 짧은 순간
공동체가 되었다는 안도감이 주는 평화를
어쩌면 그 안도감을 유지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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