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피를 가진 사람이 언제나 쿨할 수 있을까?" 라고 어느 작품에선가 노희경이 썼다.
그러면서 그녀는 개나 소나 쿨, 쿨 한다며 웃기지도 않는다고 했다.
오늘 유난히 그 말이 마음에 와서 확 꽂힌다.
깊이 사귀지 마세 / 악수조차 짐이 되면 이별하세 / 가벼운 눈인사만으로 헤어지세...
그런 시를 좋아했던 것도 사실은 쿨한 척의 하나였다는 걸 깨달았다고나 할까. 나는 절대 쿨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안부를 묻되 서로에게 매이지 말며 서로서로 좋아하면서 기대하는 법 없는 ... 그런 관계가 좋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그 말이 참 좋다고,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이 모든 것이
허위이고 위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쿨 하지 않다.
언제나 냉정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뛰는 심장을 가진,
몸 안에 차가운 피가 흐를 수 없는,
그런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었던 거다.
그래서 나는 오늘 쿨한척 대신에 그냥 모른척을 택하기로 한다.
사실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참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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