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을 데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초
커피를 뽑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전자레인지에 팝콘을 튀기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세탁기 표준코스는 56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초 혹은 10분 어쩌면 1년
그 사람과 헤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누군가는 만나온 시간의 두 배가 걸린다고 하고, 혹은 세 배가, 어쩌면 평생이 걸린다고도 하지만 한 순간에 끝난 듯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A: 3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A는 2개월이 지난 지금 몸무게가 5kg은 줄었다. 그녀는 잠을 자지도 먹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별은 정말 좋은 다이어트인 것인가?
B: 7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B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슬픈 내색 한번 없어서 친구들이 모두 독한 놈이라고 욕하지만 술이 B를 마신 날이 되면 어김없이 그녀에게 전화를 한다. 이제는 고객의 사정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뿐이 전화를 여전히...
C: 사람들은 그녀에게 남자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한다. C가 양다리를 걸친 적은 없지만 역시 남자친구가 없던 시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잘 헤어지는 만큼이나 새로운 사람을 잘 만난다.
이별이라는 건 예기치 못한 순간 날아든 돌맹이 같을 수도 있고, 저녁 거미처럼 서서히 찾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사랑을 잃게 되는 순간, 처음에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고, 다음에는 화가 난다. 나를 버리고 떠나는 연인에게, 이렇게 된 상황에게, 이런 상황을 만든 내 자신에게. 그리고 표현한 것처럼 '이런 상황' 그러니까 이별이라는 상황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슬픔에 빠지게 된다.
불면증을 앓는 사람도, 거식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친구를 붙잡고 몇 날 며칠을 엉엉 우는 사람도 있다.
매일 같이 술잔을 벗삼아 위로 받으려는 사람도 있다.
그저 시름시름 앓아 눕는 사람도 있고,
마음으로만 꽁꽁 끌어 안고 아무에게도 내색하지 않는 이도 있다.
그렇게 각자 다른 시간만큼, 각자 다른 방법으로 헤어짐의 과정을 거치고, 그것을 슬퍼하므로써 하나의 사랑은 끝이 난다.
충분히 아파하고 에의를 다해 슬퍼한 이별을 시행착오 삼아 우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별을 하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라면을 끓이는데 3분,
반숙을 원하면 물이 끓기 시작한 후 7분,
... 이렇게 정확하게 말해 줄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하나의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거니까.
그것은 그가 충분히 사랑했느냐와 마음껏 애도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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