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병은 마음에서 시작해 몸으로 온다.

약간의 거리 2009. 9. 11. 15:34

병이 났다.

병이 나서 회사를 조퇴했다.

아픈척하고 조퇴해 본적은 많지만

정말 아파서 조퇴를 한 적은 학교 다닐때도 없는 것 같은데...

누구는 피곤해서라고 했고

누구는 스트레스를 받아서라고 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1) 위장기능 약화

2) 위염

3) 위암

4) 신종플루

 

하지만 열이 나지 않아서 2),3),4)는 가능성을 접어두고

그냥 1번 위장기능 약화, 쉽게 말해서 체했다는 거죠.. 라고 했다.

 

너무 피곤하거나 신경쓰는 일이 많아서일 수도 있고,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고, 어지럼증이 있을 수도 있다며.

 

모든 원인과 증상은 '그럴 수도 있다'라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고, 정확하지 않게 말했다.

 

 

나는 피곤한 이유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들을 생각해 봤다.

피곤한건 역시나, 울 조카가 잠을 안자니 밤 늦게까지 함께 놀아서?

아니면 굳이 야근하지 않아도 하고 있는 일의 노동 강도가 높은건가?

 

그 보담은 아무래도 스트레스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그래서 뭐가 스트레스인가 생각해 보니

지난 3개월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내 앞에 떨어졌다.

 

8개월만에 돌아온 이곳에서 마음으로만 친근한 한 사람이 사라졌는데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모두들 궁금해하고 의혹만 깊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나는 어찌어찌 캐묻지 않고서도 그냥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지금 그 사람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며 잠적해 있는 상태다.

그가 밝히지 않으니 나 또한 그 충격을 그냥 고스란히 내 맘에 담고 있다.

 

친구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기억상실증에 걸리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후에도 교통사고 1건을 비롯하여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철창이 있는 격리병동엘 들어가봤다.

 

할머니는 아마도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고 계신다.

 

동생이 돌아왔다...... 그녀가 달고 있는 무수히 많은 서술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그래서 그녀가 돌아왔다.

 

그 사람이 내게 고백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모른 척 한다.

 

 

이 모든 건

어떤 이름으로 불리던, 누구와 누구의 것이던

결국엔 사랑과 이별 이다.

 

아~ 사람 사이에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이다지도 힘든 것인가!

 

하지만, 이 모든 건... 의사의 말처럼 이유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입안이 들뜨고 손톱이 자꾸만 찢어지는 증상으로 봐서는 어쩌면 영양부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