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아저씨는 로그아웃

약간의 거리 2009. 9. 16. 13:24

 

누구에게나 그렇듯 내가 아저씨한테 메신저로 말을 거는 일은 없지만

매일 아침 나는 아저씨의 로그인 상태를 확인한다.

그냥 노란색 불이 들어왔나 안 들어왔나를 습관처럼 보는 것 뿐이다.

 

그리고 가끔씩 아저씨가 로그아웃인날이면 궁금하다.

-왜 출근을 안했지?

-어디 가셨나?

-혹시 아픈가?

 

 

일을 하고 있다가도 문득 문득 궁금하다.

-어디갔는데?

 

 

잠시후 띠리링~ 하면서 문자메시지가 날아온다.

아저씨다.

00하려고 00를 가고 있는데 어쩌구 어쩌구~~

 

아하~ 그래서 로그아웃이었구나!

이상하게 그때부터는 맘이 편안해진다.

 

 

서로 볼 수 없는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

매일 같이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지만

안위가 걱정되는 어떤 사람에게

 

메신저의 로그인과 로그아웃은 최소한의 안부이다.

안녕, 나 출근했어!

안녕, 나 퇴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