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사랑을 모르겠어

약간의 거리 2009. 4. 21. 01:25

- 안나야,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어서 CD로 구워놨는데 지금 줄까?

- 네

 

언니는 내게 드라마 CD와 그 작가의 책까지 손에 쥐어주고 떠났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글이었다. 이 제목은.

이 작가를 나는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의 드라마를 나도 좋아한다. 물론 제대로 본건 몇편 안되지만...

그런데 오늘 아침 유난히 그 제목이 가슴에 와서 콱 박힌다.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온다.

 

'대체 왜 다들 나에게 와서 사랑타령인 거야, 왜?'

 

나는 막 그 친구에게 말해 준 참이었다.

목숨 걸고 사랑을 쫓아 달리지 말라고. 사랑은 그렇게 쫓아가는게 아니라고.

사랑은 오는 거라고.

 

 

그런데...

나 사실 사랑을 잘 모르겠다.

 

꿈을 꿨다.

아니, 꿈은 아니었다.

짧게 한 숨을 쉬었다.

그리고 말했다.

지겨워

이제 그만 나에게서 떠나가.

부탁이야.

 

얼마전까지는 놓지 않는 건 내쪽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사랑이라는게 정말이지 어떤 신화의 이야기처럼 엉킨 실타래의 양 끝을 잡고 있는 거라면

난 가장 풀기 쉬운 줄을 택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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