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다가오면서 학교 도서관에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나도 공부를 해야하는데
매일 아침부터 도서관에 와 있으려니 공부가 안 된다.
그녀가 5층으로 자리를 옮겨서 사람이 적기는 하지만
이렇게 펑 뚫린 공간에서는 도무지 집중이 안된다.
괜시리 옆자리의 그녀를 흘끔거리고만 있다.
그녀는 가끔씩 발장난을 건다.
그런데 눈은 정확히 책과 지금 정리하고 있는 페이퍼에만 머물고 있다.
뭔가를 열심히 정리한다.
장난을 치면서 공부를 하는게 가능할까?
정말 공부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마음은 나처럼 온통 장난에 집중돼 있는 게 아닐까?
-밖에 나갈래요?
슬쩍 말을 건넸지만 싫단다.
-아직 정리 다 못했어. 너도 공부 좀 해. 아참, 넌 도서관에서 공부 못한댔지? 그럼 어떻게 해?
말은 길게 하지만 시선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여전한 발장난...
얼굴은 너무 동그랗다.
코는 좀 오똑해서 그나마 봐줄만하다.
귀는... 그냥 평범한 건가? 잘 모르겠다.
옆얼굴을 몰래 훔쳐보는 데도 지쳐갈 즈음 그녀가 여태 정리한 종이를 내민다.
-외워! 다 외우기 힘들면 두 개만 외워. 그러면 될거야.
-뭐에요?
-넌 도서관에서는 공부 안된다며. 내가 정리는 했으니까 집에서 외워오기만 해.
-그럼 이제 나갈까요?
-응. 나 토마토주스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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